태권브이로 돌아온 찰스 장…즉흥 감정을 화폭에 표현

찰스장 작가.<br />

▲ 찰스장 작가.

“태권브이를 소재로 그렸지만 주제는 흘러내림과 타오름이에요.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나 이미지 차용을 통한 작업을 많이 해왔는데 ‘흘러내림과 타오름’에 다시 집중하고자 해요. 내 기쁨과 열정은 타오름으로, 슬픔과 외로움은 흘러내림으로 표현한 거죠.” 

그동안 찰스 장의 대표적 작품하면 마징가와 태권브이 등 로봇 시리즈들로 그림 속 캐릭터가 불타오르면서도 흘러내리는 모습을 손꼽을 수 있었다. 그러다 ‘우주소년 아톰’의 아톰과 ‘은하철도 999’의 메텔 등 어렸을 때 본 만화 캐릭터 등 점점 다양화 됐었다. 그러던 그가 다시 ‘흘러내림과 타오름’에 집중하며 로보트 태권브이로 찾아왔다.

개인전이 열리기 전 방배동 작업실에서 만난 찰스 장은 한창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새롭고 큰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하루하루 새벽까지 작업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로보트태권브이, 캔버스에 아크릴릭, 150x109cm, 2011.<br />

▲ 로보트태권브이, 캔버스에 아크릴릭, 150x109cm, 2011.

RobotSuperTaekwonV, 캔버스에 아크릴릭, 150x109cm, 2011.<br />

▲ RobotSuperTaekwonV, 캔버스에 아크릴릭, 150x109cm, 2011.

“이번이 6번째 개인전인데 태권브이만을 전시하게 됐어요. 로보트 시리즈를 발전시키고 싶었죠.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나 이미지를 차용해 작업을 해왔는데 이제 그 소재의 폭을 좁히려 해요. 여러 가지를 많이 하기보다 하나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이 안에서 색감이나 형태를 넓혀 다양화를 만들어내고자 해요.”

그는 기존의 다양한 작업에서 이제는 하나를 발전시켜나갈 생각이며 그 시작이 바로 로보트 시리즈면서 바로 ‘흘러내림과 타오름’이라고 말했다. 찰스 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흘러내림과 타오름이 아닐까. 이는 자신의 자화상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우는 모습과 에너지의 아우라 표현이 흘러내림과 타오름이 된 것이다.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지금의 작품도 이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일반적인 회화 작가가 아닐 정도로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겪어왔다. 미국 LA에서 그라피티 아트(낙서 미술) 작업을 하며 2년 동안 활동했으며 호주의 원주민 미술, 캐나다의 인디언 미술, 미국의 팝아트 등 경험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활발한 전시회 참석과 미술서적들을 보며 오히려 이러한 경험과 영향이 초기에는 불안함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너무 많은 것들을 봐왔기에 더 놀랄 것도 혼란스러운 것도 없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다양한 작품으로 그때그때 다른 스타일을 보이는 그는 작업도 즉흥적으로 감정에 따라 달라진다. “태권브이 이미지를 그리고 그 안에 즉흥적 감정으로 만들어 나간다”며 “색도 미리 정하지 않고 만들어가면서 정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지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스토리보다 이미지가 주는 느낌을 좋아한다. 때문에 그의 작품도 서술적이거나 어려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보이는 그대로의 에너지가 있다. 무엇보다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의 팝적이면서 특유의 드로잉으로 표현주의적인 작품은 삶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있다.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져 보이는 작업이다. 누군가에게는 기쁨이, 누군가에게는 슬픔이 될 수 있으며 보이는 그대로 느끼고 감상하면 된다. 

RobotSuperTaekwonV, 캔버스에 아크릴릭, 150x109cm, 2012.<br />

▲ RobotSuperTaekwonV, 캔버스에 아크릴릭, 150x109cm, 2012.

Robot Taekwon V, 캔버스에 아크릴릭, 100F, 2012.

▲ Robot Taekwon V, 캔버스에 아크릴릭, 100F, 2012.

앞으로 지금의 시리즈를 발전시켜 나가며 태권브이뿐 아닌 다른 로봇도 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마징가나 건담이 아닌 전혀 새로운 로봇을 만들 생각이다.

“태권브이가 알고 보니 나이가 동갑이면서 인연이 많아요. 한국적이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로봇이 태권브이였죠. 또한 이미지가 한국 사람과 가장 닮아있는 것 같기도 했어요. 우리시대 안타까운 영웅이죠. 이런 영웅이 사라져 가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태권브이를 살려내고 싶었죠. 아티스트의 역할이 잊혀져 가는 무언가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이러한 태권브이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함으로써 영웅의 에너지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려해요. 내가 잘 할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거죠.”

동양적 색감과 소재에 서양적 기법으로 로봇 이미지를 발전시켜 해외로 나가고 싶다는 그는 국내 팝아티스트 작가를 뉴욕으로 진출시키는 계기도 만들 계획이다. 해외에 우리 젊은 작가들을 알려야 함을 절실히 느끼고 자신이 힘이 된다면 기꺼이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유쾌하고 힘찬 에너지를 전하며 언제나 “파이팅!”을 외치는 그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자기 수양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작업이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만 자신을 다스리는 작업이며 마음이 편해지는 시간으로 즐겁고 피로할 틈조차 없다고 웃어보였다.

찰스장은 12월 7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토스트에서 로버트 태권브이 시리즈를 선보이는 개인전을 연다. 


- 김대희 기자

2012-12-27



원문 : http://weekly.cnbnews.com/news/article.html?no=109637